美연합감리교단과 동성애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개신교 교단인 연합감리교회. 전 세계 교인은 1천2백70만 명에 달합니다. 미국 내 한인교회는 260여 개, 북 일리노이 지역엔 12개 있습니다. 얼마전 연합감리교회에 중대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동성애, 성소수자 이슈가 자리합니다.

[기자 리포트]
시카고 근교 샴버그에 위치한 살렘 교회, 미국 연합감리교회에 소속된 한인 교회입니다.

교단 내 가장 큰 논란의 성소수자, 동성애 이슈를 두고교인들은 오랫동안 기도했습니다. 복음의 진리를 지킨다는 사명과 더불어 교회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교단이 공식적으로 동성애를 허용하면 이를 반대하고 있는 대다수 한인 교회들은 큰 혼란에 빠집니다.

교단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으며 교단을 탈퇴할 경우, 감리교 신탁조항에 따라 교단 소유인 교회 건물 및 자산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목회자의 연금과 파송 문제 등 복잡한 난제들도 수반됩니다.

살렘교회의 김태준 담임목사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준 목사 –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봐야겠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되겠다 그래서 금년 표어를 기도하는 교회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기도하는 가운데서 하나님의 손길을 이끄시는 것을 보자…]

일주일 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의 특별 총회. 전세계 연합감리교회의 대의원 800여 명이 오랫동안 논란이 된 동성애, 성소수자 안건을 표결에 붙였습니다.

이른바 ‘하나의 교회 플랜’이라는 진보적 안건은 동성결혼 주례에 대한 결정권을 성직자 및 개 교회에 부여하고 동성애자 목사 안수 결정권을 각 연회에 주자는 것.

옹호자들은 시대적 문화에 맞춰 성소수자의 평등을 인정함으로서 교회 사역이나 선교 사업을 위축시키지 말자고 주창했고 반대하는 이들은 이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동성애를 지지하는 안건은 찬성 386, 반대 436 표 50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다음날, 동성애자 목사 안수와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장정 불복에 대한 처벌을 의무화한 내용의 ‘전통주의 플랜’이 통과되었습니다. (찬성 438표, 반대 384표로 통과)

김태준 목사는 이번 결정이 전통적인 성경의 권위를 계속 인정하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준 목사 – 미 주류 교단이 계속해서 세속화되는 가운데 마지막 보루를 지켜냈다는, 거기에 대해서 교회가 아직도 힘을 낼 수 있고 아직도 신앙 안에 굳건히 설 수 있고 그 힘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질문: 그렇다면 이 이슈와 관련해서 교회와 목사님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태준 목사 – 저희 교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라는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실천에 옮겨 가느냐입니다. 동성애가 죄인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성애의 유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 가운데서 또 그들과 함께 나아가느냐, 그들을 사랑으로 끌어 안느냐가 하는 것이…]

어제 뉴스매거진은 395개 지역 연합감리교회를 관할하는 북 일리노이 연회를 방문해, 대표인 샐리 딕 감독을 만났습니다.

딕 감독은 다른 지역의 많은 감독들처럼 성소수자의 평등권을 지지했습니다. 부결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소수자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샐리 딕 감독 –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소수자를 환영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한인사회에도 성소수자가 있습니다. 교회도 그들을 사랑하며, 하나님이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정된 규제는 그들이 평신도 리더로 봉사하고 어느 사역이나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를 전도하는 것은 좀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도 성소수자 사회에서 우리의 빛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합니다.]

과연 동성애는 죄인가? 두 목사에게 물었습니다.

[기자 질문: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됩니까?]

[김태준 목사 – 네,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죠. 성경에 분명히 나와 있으니까 근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중략) 동성애가 나오는 레위기 20장에 보면 거기에 성에 대한 죄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근친상간과 같이 가족과 성관계를 맺는 이런 일들을 나열하면서 그것이 하나님께서 보시기 좋지 않은 죄라고 나와 있는데 거기에도 동성애도 함께 포함돼 있습니다. 문제는 레위기 20장에 나오는 모든 죄를 여태 죄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나오는 것은 문화, 시간, 시대에 관계 없이 영구적인 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사실 동성애도 지금도 유효한 성경에서 말하는 죄라고 저희들이 말 할 수 있겠습니다.]

기원전 1440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 성경의 레위기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13)

 

한편, 딕 감독은 성경 속 노예제도처럼 동성애를 문화적인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샐리 딕 감독  – 그 성경 구절의 문화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된 것은 상호적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기적 관계가 아닙니다. 한편, 노예제도는 성경에 깊게 깔려 있습니다. 감리교회는 19세기에 이 이슈로 고투 했습니다. 어찌된 것인지 우리가 노예제도는 문화적 맥락으로 이해했습니다]

21세기 미국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미국 교회 내 동성애, 성소수자 문제는 허용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PCUSA 장로교, 루터란교, 성공회 등 대부분의 미국 주류 교단이 이미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목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는 주류 교단 가운데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마지막 교단 중 하나. 그렇지만 현실은, 특별 총회라는 한 고비를 넘겼을 뿐.오는 4월 교단 법사위의 법률적 검토가 기다리고 있으며, 내년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강도 높은 반발로 또 다시 논란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태준 목사 – 사실 교회 문제는 동성애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교회가 힘들어지는 경우를 봤을 때, 동성애 문제로 힘들어졌다는 케이스를 보더라도, 다른 문제가 있는데 동성애 문제가 여기에 불을 당기는, 일종의 기름을 붓는 그러한 역할을 많이 보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얼마나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느냐 하는 이슈이고, 저희 같은 경우 안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뭐냐면, 동성애문제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진짜 교회가 해야 될 일에 쏟을 수가 있으니까 그만큼 건강한 교회로 키울 수가 있고, 그러다 보면 또 동성애 문제가 다시 문제가 되더라도 그것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그러한 힘이 저희들에게 있게되리라는 생각에 ‘전통적인 플랜’이 통과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연합감리교회 북일리노이 연회의 회중계발 총무인 이종민 목사는 한인교회들이 약소한 자를 섬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종민 목사 – 북일리노이연회 회중계발 총무- 정말 예수를 따르는 자들로서 누가 내 이웃 가운데 가장 약소한 지인지 기억하시면서 그들을 섬기는 일에 좀 더 열정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 (다민족) 문화 가운데에서 우리 한민족이 기도의 열정과 영성을 가지고 다시한번 교회를 갱신해 나가고 예수 제자화 훈련에 우리가 총력을 기울이는 그러한 우리 한인교회, 또 특별히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이민사회를 가슴에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러한 교회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교회가 세속사회의 시대적, 정치적, 문화적 흐름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성경에 근거한 불변의 진리를 타협하지 않을 것인가
연합감리교단의 동성애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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