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한국어투표용지 도입되기까지

[미니 다큐] 시카고에 한국어투표용지 도입되기까지
연출, 촬영, 편집, 나래이션: 박원정
제작: KA보이스
길이: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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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4일은 시카고 한인사회에 매우 특별한 날.

숙원사업이었던 한국어 투표용지 도입이 이날 쿡카운티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투표 기회와 번역 형평성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이른바 보우트조례안은 내년 3월까지 한국어와 필리핀 타갈로어로 투표용지 및 선거자료를 번역해 제공하며 차후 이를 6개 언어까지 확대하도록 합니다.

이날 표결 현장에 참석한 한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손식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 오랜 기간 노력했던 성과가 쿡카운티에서 실현됐다는 것이 너무나 기쁜 감동적인 날이었습니다.]

한인 유권자 단체 KA보이스의 꾸준한 노력과 로비활동 결과, 스캇 브리튼, 케빈 모리슨 두 커미셔너가 주도해 공동으로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스캇 브리튼 커미셔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투표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한인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것의 저의 지역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한인 커뮤니티의 많은 노력과 기다림 가운데 조례안이 통과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케빈 B. 모리슨 커미셔너  쿡카운티의 기념비적인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가 가진 권한을 총동원해 모든 미국인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는 것입니다가장 중대한 방법이 투표이지요.]

시카고 지역 쿡카운티에서 한국어 번역 투표용지가 도입되는데 시카고의 유권자 단체, KA보이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KA보이스는 여러 해에 걸쳐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전개했고 매 연합 조기투표에서 1000명에 가까운 한인 유권자의 참여를 도출했습니다.

[손식 KA보이스가 시작된 자체가 한인 권익신장.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참여였습니다. 저희가 투표참여 활동을 하다보니까, 우리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언어장벽, 즉 투표에서의 언어사용의 불편함이었습니다. 그래서 ,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우리 한인들이 좀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겠구나하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한글투표용지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연방선거법은 유권자의 5% 또는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특정 언어를 사용하며 제한된 영어실력을 가졌다면 이들을 돕기 위해 해당 언어로 투표용지를 제작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어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 조사결과 쿡카운티 한인 42290명 가운데 9305명만 한국어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돼 지원기준인 1만 명에 미달했습니다때문에 한글투표용지 도입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손식 대표 그렇다면 우리가 법적으로 1만 명이 넘는다는 것을 보여주자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시작한 게, 한인 유권자 1만 명 찾기 그래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유권자 리스트를 가지고 리스트에 있는 한인유권자들에게 다 전화를 했습니다. 당시 14천명의 리스트를 갖고 전화를 시작했고요. 그런데 이 자료가 정확하지 않고 바뀐 주소가 많다보니까 저희가 최종집계한 유권자수는 45백명에 그쳤습니다. 거기서 또한번 좌절을 겪었습니다.]

유권자 단체 KA보이스는 성인 임원 중심의 시민참여 및 로비활동과 더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청소년 리더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6년에 조직된 KA보이스 청소년클럽은 한글투표용지 도입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최지수 이렇게 힘든 영어로 된 15 페이지 장편을 작성하시려면 대부분 영어를 잘 하는 분들만 설문조사에 응할 수 있었기 때문에 9,305명이라는 숫자는 저희에게 아주 비합리적입니다.]

[오정현 – 3주간 800시간의 전화조사를 실시해 한인 유권자 4,500명을 확인했습니다. 아직 5,400여 명의 유권자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인 교회에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전화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로 유권자를 만나 등록 켐페인을 벌여 성공적이었습니다.]

[손식 우리 학생들이 하루 종일 여름방학 때 전화한 거구요. 그 당시 한국어가 약간 서툰 어눌한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에 전화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 어르신들이 받아서 혼내는 일도 있었고요. 그 다음에 우리 학생들이 연방의원들을 만나서도 지원을요청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브래드 쉬나이더 의원, 잰 샤코우스키 의원, 라자 의원 등을 다 만나서 한글투표용지에 대한 지원을 해달라, 그러나 (안건이) 연방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쿡카운티로 연락을 해달라이렇게 얘기를 해가지고 의원들이 쿡카운티로 전화도 하고 편지도 보내줬습니다. (딕더빈, 브래드, 잰 샤코우스키, 라자)

KA보이스 청소년들은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 자리한 다수의 의원을 찾아가 한글투표용지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치밀하게 사안을 연구하고 당차게 의견을 개진하는 청소년들의 기개에연방의원은 지지를 약속합니다.

[젠 샤코우스키 연방의원 (한글투표용지를) 돕겠습니다.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지요.]

한편 쿡카운티 커미셔너들은 선거 언어지원을 조례안으로 의결한 전례가 없어 이를 매우 생소하게 여겼습니다.

[손식 저희가 커미셔너들한테 이메일, 전화, 팩스 등을 계속 해댔습니다. 문제는, 전화를 하면 왜 자기들한테 전화를 하냐고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쿡카운티 의장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데이빗 올 서기관을 만나봤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에요. 자기들이 권한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교육 설명 이런 작업이 많이 필요했었습니다. 그때 우리 학생들이 그런 부분을 많이 하게 되었지요]

한글투표용지는 이미 미주 내 6개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워싱턴주 킹 카운티의 2016년 선례는 시카고 KA보이스의 접근방식에 전환점을 제시했습니다.

[손식 워싱턴 내의 킹 카운티에서 카운티 조례를 통과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킹 카운티에 접촉을 해보고, 법무부 쪽으로도 이메일을 보내면서 알게 된 것은, 법적인 근거를 넘었을 때, 카운티가 언어지원 투표용지를 제공하지 않으면 법무부에서 개입을 하지만, 카운티 자체에서 미리 자체적으로 언어지원을 해주는 것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근거로 저희가 다시 이제는 타겟을 커미셔너들을 상대로 접촉을 시작하게 됩니다.]

KA보이스는 다수의 쿡카운티 의회 커미셔너들에게 연락을 취하며 조례안 상정을 시도했지만 해당 정치인의 선거낙선 등으로 좌초됐습니다.

지난 2018, 스캇 브리튼 당시 커미셔너 후보와의 만남은결국 돌파구가 되었습니다.

[손식 2018년 선거가 다가오게 되면서 저희 한인 밀집지역 14지구의 커미셔너가 경쟁자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캇 브리튼 당시 후보를 컨택하게됩니다. 당시 후보자였을 때 만나서 저희가 상황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한글투표용지가 필요한데 지원을 해줄 수 있겠는가?’ 물었고 (그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당시 후보를 글렌뷰 조기투표의 날 행사에 초청했습니다. 스캇 브리튼 후보가 와서 저희 한인들이 쫙 줄을 서서 투표하는 것을 직접 보았고, 그리고 스캇 브리튼 후보가 당선됩니다. 계속 연락을 갖고 미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우리 한인 밀집지역과 가까운 15지구, 거기도 처음으로 당선된 케빈 모리슨 후보, 가장 젊은 후보입니다. 그래서 커미셔너에 당선이 됐기 때문에, 또 인접지역이고 그래서 저희가 거길 또 찾아갔습니다. 그래서 도와줄 수 있겠는가 도움을 요청했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브리튼과 모리슨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선거언어지원 보우트 조례안은 24일 오전 쿡카운티 법사위를 통과한 직후 본 회의도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스캇 브리튼 결코 제가 이룬 일이 아니며 한인 활동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일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문자와 이메일, 전화연락을 받았습니다.]

브리튼 커미셔너의 답변처럼 한글투표용지 도입의 성과는 정치인과의 일회성 만남의 결과가 아닌 지속적인 노력과 교류의 산물이었습니다.

[손식 대표 저희가 큰 캠페인을 가지고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지만 그 사람들이 해주겠다고 해서 저희가 기다리고만 있으면 안 되는 거에요. 계속 커미셔너들에게 전화와 텍스트를 보내면서 일이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가 진전상황을 꼭 확인했고 또 보좌진들과도 만나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확인하는 거. 계속 교류가 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됐던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미국 선거에서 영어 아닌 다른 언어 사용자를 위해 지원을 해야하는가?

토니 프렉윙클 쿡카운티 의장은 유권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시사합니다.

[토니 프렉윙클 쿡카운티 의장  민주주의에서 투표의 접근성은 매우 중요합니다이 경우 투표용지의 번역을 한국어 타갈로어로 확대해더 많은 쿡 카운티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먼저 해당 언어로 투표 자료를 번역하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이로 인해 한인과 필리핀계의 선거참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처음엔 카운티 조례로 언어지원을 확정하는 것에 생소함을 감추지 못했던 쿡카운티.

이제는 소수계를 지원하며 선거참여 정신을 고취하는데 자긍심을 갖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KA보이스의 한글투표용지 도입을 위한 노력은 최대 8개 언어로 확대돼 타 언어권 사회도 혜택을 받는 성과를 냈기에 더욱 의미가 큽니다.

[손식 투표권이라는 소중한 권리를 언어 때문에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 1세들이 갖고 있는 언어장벽을 깨뜨릴 수 있는 투표용지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한인들의 많은 참여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요 또한 우리 한인들의 노력 한인들의 참여로 단지 한인투표용지 뿐아니라 필리핀 타갈로어가 추가됐고 향후 몇 년 안에 더욱더 많은 이민자 언어가 추가될 것으로 확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인커뮤니티가 우리 한인커뮤니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서 기여했다는 것은 저희 스스로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쿡 카운티의 보우트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시카고는 미주에서 7번째로 한글투표용지를 도입한 지역이 됐습니다. KA보이스는 더 많은 지역에서도 한글투표용지 도입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손식 저희 시카고 한인사회의 모범적인 활동 중 하나가 한인 조기투표의 날 행사였습니다. 이러한 행사가 텍사스에서도 진행되었고, 이런 부분이 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지역 즉 한인사회가 확산되고 있는 그런 지역에서는 저희의 한글투표용지 도입과정을 그대로 본받아서 한다면 많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조지아 애틀란타 귀넷 카운티가 생각납니다. 귀넷 카운티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한글투표용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이고, 텍사스 휴스턴 지역, 달라스 지역도 한인 커뮤니티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한글투표용지 캠페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한글투표용지 도입은 더 많은 한인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며 한인의 권익과 정치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이 사회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