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심포니 새 음악감독으로 ‘20대’ 클라우스 메켈라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4.3 1:12pm

시카고 심포니의 새 음악감독은 ‘20대’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라(Klaus Mäkelä)로 결정됐다.

13년 재임 후 ‘종신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된 리카르도 무티(81)가 퇴임한지 10개월 만의 인선이다. 메켈라(28)의 취임은 3년 후이다.

2일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협회(CSOA) 이사회는 음악감독 인선위원회의 클라우스 메켈라 추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메켈라는 1891년 창립된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CSO)의 제11대 음악감독으로 2027년에 취임한다.

메겔라는 매해 최소 4주간의 해외 및 국내투어를 포함 총 14주간 CSO를 지휘해야 한다. 테뉴어 재임기간은 5년이다.

제프 알렉산더 시카고심포니협회장은 “그가 처음(2022년) CSO와 두 차례 연주했을 때부터 연주자들과 뛰어난 교감을 했으며, 폭넓은 레파토아를 바탕으로 감명있는 연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예술에 대한 열정, 음악 교육 열정, CSO 관계자들과의 따뜻한 유대관계가 미래로 이끌 수 있는 리더로 메켈레를 선택하게 했다”고 밝혔다.

메켈라는 “시카고심포니의 새 음악감독으로 선택되어 영광이다. 뛰어남과 힘, 열정을 겸비한 오케스트라와 감명적인 여정을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 기대감 속에 준비하는 가운데 연주가들을 더 알아가고 보다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감회를 전했다.

Klaus Mäkelä (Photo: Todd Rosenberg)

매켈라는 1996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출생한 지휘자이자 첼리스트이다.

현재 나이 28세, 그의 천재적인 이력은 놀랍다.

24세인 2020년부터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관현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은데 이어 이듬해 프랑스의 파리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이 되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의 명문 악단 콘세트르헤바우 관현악단의 ‘예술 파트너’이자 상임지휘자 지명자(2027년 취임)이다.

20대에 명문 오케스트라 3곳의 지휘자가 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뉴욕타임즈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음악가”라고 평했다. 그 2022년에는 시벨레우스 음악상을 수상했다. 데카에서 발매된 파리 관현악단의 시벨리우스 교양곡 전곡 녹음 앨범은 프랑스 쇽 클라시카의 ‘올해의 음반’에 선정돼고, 네델란드의 에디슨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BBC 프롬스에 출연해 런던 타임스와 가디언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노장 단원들이 적잖은 세계적인 악단을 지휘하고 조율하는데 그는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음악적 리더쉽과 소통력, 인간적 매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휘자로서 준비된 모습이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허설에서 만드는 모든 해석과 움직임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표현하고 보여주려고 한다.”

메켈라는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첼리스트,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첼로로 음악공부를 시작했지만 이찌감치 진로를 지휘자로 잡았다. “7세 때 오페라 ‘카르멘’에 합창단원으로 출연했는데 지휘자면 보여서, 그때부터 지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 시벨리우스 음악원의 전설적인 지휘 교수인 요르마 파눌라(94)를 12살에 만나면서 지휘에 입문했다. 메켈라는 “핀란드가 지휘 강국과 음악강국으로 부상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파눌라의 존재 덕분”이라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클라우스 메켈라는 지난해 오슬로 필하모닉을 이끌고 한국에서 공연한 바 있다.

2023년 메켈레가 CSO를 지휘하고 있다 (Photo: Todd Rosenberg)

메켈레는 내일(4일)부터 사흘간 시카고의 심포니센터에서 음악감독 지명 후 처음으로 시카고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지노브제브의 미국 초연곡 ‘바테리아’,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제1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등 3작품을 선보인다.

시카고심포니가 20대 스타 지휘자를 선택한데는 그의 음악성과 관계성을 넘어 오케스트라 관객층의 외연 확장과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전략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정상의 80대 명 지휘자가 이끌던 19세기에 세워진 오케스트라가 31살(취임 기준) 청년 마에스트로의 손끝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메켈레가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Photo: Todd Rosenberg)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역대 음악감독

제1대 – 티오도르 토마스 (1891~1905)
제2대 – 프레드릭 스톡 (1905~1942)
제3대 – 데시레 디파우 (1943~1947)
제4대 – 아더 로드진스키 (1947~1948)
제5대 – 라파엘 쿠벨릭 (1950~953)
제6대 – 프리츠 라이너 (1953~1962)
제7대 – 장 마르티농 (1963~1968)
제8대 – 게오르그 솔티 (1969~1991)
제9대 – 다니엘 바렌보임 (1991~2006)
제10대 – 리카르도 무티 (2010~2023)

[시카고심포니의 클라우스 메켈레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