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리릭오페라, AI 나비부인의 묘사···주연 한국인 소프라노 카라 손

기사: 박원정 | neomusica@hotmail.com

시카고 리릭오페라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 오페라 작품 ‘나비부인’을 내놨다. 14일 뉴 프로덕션으로 개막 공연을 장식했다.

이 작품은 일본 게이샤 초초상과 미국 해군 장교 핑커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화려한 선율과 깊은 감정 표현으로 세계 오페라 레퍼토리에서 가장 널리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프로덕션은 리릭오페라의 연출가 매튜 오자와가 새롭게 연출했으며 일본 여성 예술가들로 구성된 디자인 팀과 협업해 시각적 미학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무대와 의상, 조명 디자인에서 일본적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작품에 새로운 깊이를 더했다.

특히 AI 환경을 묘사하는 디자인이 도입돼 전통 오페라 무대에 새로운 시각적 언어와 해석을 더했다.

디지털적 연출은 고전 오페라의 서정성과 현대 기술, AI를 활용한 새로운 해석을 결합한 시도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몰입감을 제공했다.

이번 공연은 인공지능적 세계가 반영된 일본의 자연과 감정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초초상의 내면 세계와 핑커튼의 체험이 AI 세계를 통해 재해석한 독창적인 시각으로 드러냈다.

연출가 오자와는 리릭오페라의 자체 홍보물에서 “이 작품은 일본 문화의 실제 경험보다는 외부(서구 남성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판타지’라고 지적하며 이를 다시 바라보는 시도가 이번 프로덕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연의 피날레에는 ‘반전’으로도 인식될 수 있는 장면이 더해져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도출했다.

초초상 역을 맡은 카라 손 (사진: John Shaw)

이번 공연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한국계 소프라노 카라 손(손현경)이다. 그는 비극적 여주인공 초초상 역으로 리릭오페라 무대에 데뷔하며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이 역할로 호평을 받아 온 대표적인 ‘버터플라이’ 해석가로 평가된다.

카라 손은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굉장한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남편이 한국에 먼저 들어가고, 이탈리아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두려움과 외로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초초상의 내면을 그 감정으로 집중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25개 오페라 무대에서 300회 이상 ‘나비부인’ 초초상을 공연한 관록을 갖고 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아리아로는 유명한 ‘Un bel dì vedremo’와 마지막에 자살하기 전 아이를 떠나보내며 부르는 아리아를 꼽았다.

“‘Un bel dì vedremo’는 선율이 아름다워 그리움과 외로움을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아리아는 처절하지만 드라마틱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카라 손은 순수한 소녀에서 비극적 운명을 맞는 여성으로 변해가는 초초상의 감정을 섬세한 연기와 폭발적인 성량으로 표현하며 인물의 순수함과 절망을 동시에 담아내 국제 무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뉴스매거진은 가까운 미래에 별도의 카라 손 인터뷰 기사를 낼 예정이다)

핑커튼과 초초상 (사진: Todd Rosenberg)

이번 무대의 지휘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도밍고 힌도얀이 맡아 푸치니 특유의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을 이끈다.

테너 에반 리로이 존슨이 핑커턴, 메조소프라노 노조미 카토가 스즈키, 바리톤 자카리 넬슨이 샤플레스 역을 맡았고 한국인 베이스바리톤 한종원이 숙부 역으로 캐스팅됐다.

화려한 음악과 시각적 아름다움, 깊은 인간적 비극을 담은 이번 ‘나비부인’은 시카고 봄 시즌의 대표 오페라로 기대를 모으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은 3월 14일부터 4월 12일까지 총 9차례 시카고 리릭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다.

초초상과 아들, 스즈키 (사진: Andrew Cioffi)
사진: Todd Rosenberg
핑커턴이 고글을 쓰고 AI 세계로 들어간다 (사진: Todd Rosen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