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백석종, 시카고 리릭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주역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5.10.30 2:05pm

시카고의 오페라 무대가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의 정수로 꼽히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16년 만에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인 테너 백석종(39)이 주인공 투리두 역으로 리릭 오페라 데뷔를 장식한다.

투리두는 사랑과 배신, 복수의 극단적인 감정이 교차하는 인물로 오페라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축이다. 백석종은 투리두 역을 통해 강렬한 감정 표현과 풍부한 음성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전망이다.

테너 백석종은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시카고 리릭오페라에서 노래하게 된 게 처음인데 아주 흥분되고 기대에 차 있다”고 밝혔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테너 백석종의 아리아 중 빛나는 것은 처음과 끝이다.

오페라의 서두에서 들려오는 아리아 ‘오 롤라, 우윳빛 옷을 입은 그대여’(O Lola, ch’ai di latti la cammisa)는 투리두가 옛 연인 롤라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서정적 세레나데로 달콤하고도 씁쓸한 선율의 매력이 돋보인다.

백석종은 마지막 아리아 ‘어머니 술이 독하군요’(Mamma, quel vino è generoso)가 가장 마음에 와닿다는다고 말했다. “결투에서 죽기 전 술에 취해 부르는 노래지만 마지막 진심이 담긴 곡이라 감정이 절정으로 치닫는다”고 설명했다.

리릭 오페라에서 백석종 아리아 (사진: Andrew Cioffi)

백석종 ‘어머니 술이 독하군요’ (출처: 런던 로열 오페라)

그는 “연기와 노래에 있어 삶의 경험이 90% 반영된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가사의 감정, 선율을 중심으로 표현을 하며 상대 배우와의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전통적인 귀족 중심의 오페라와 달리 서민들의 사랑과 질투, 복수 등 현실적인 감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사실주의’ 오페라다. 1890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됐다.

백석종은 “단순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쉽게 몰입할 수 있어 관객이 접하기 쉬운 오페라다.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 설명 없이도 오페라를 이해하고 묵직한 감정과 음악적 서정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릭오페라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사진: Todd Rosenberg)

백석종은 본래 바리톤으로 활동하다가 수년 전 테너로 전향한 뒤 리릭-스핀토의 뛰어난 성량과 테크닉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제 오페라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런던 로열오페라 하우스에서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 아래 세계적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을 대신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출연했고, 앞서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와 ‘삼손과 데릴라’ 타이틀 역할로 같은 극장에 데뷔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3/24 시즌에는 나부코의 이스마엘레 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를 했으며 같은 극장에서 ‘투란도트’의 주역 칼라프로 출연해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나비부인’ 핑커튼 역,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과 피렌체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극장에서 칼라프 역,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 로마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르디 레퀴엠’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백석종 주연의 시카고 리릭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1월 1일부터 23일까지 8차례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팔리아치’와 더불어 두 오페라를 한 무대에 올리는 더블빌 형태로 진행돼 오페라 입문자와 애호가 모두에게 풍성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다음 기사는 테너 백석종의 인터뷰 중, 노래에 대한 철학과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한 배경, 그리고 그가 예술의 중심으로 삼는 신앙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 (사진: 세리나 김)
백석종 (출처: 아티스트 웹사이트)

관련있는 뉴스매거진의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