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할아버지가 말해주는 인생 이야기’ - 자손에게 전해주는 삶의 저널
아버지의 날(Father’s Day)를 앞두고 시카고 출신의 한인 2세 교수/목사가 펴낸 책이 눈길을 끈다.
편찬인은 캘리포니아 소재 탈봇 신학교에서 설교와 영성형성, 리더쉽을 지도하고 있는 에디 변 교수다.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시카고 지역으로 이주해 호프만 에스테이츠에서 성장해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과 리전트 대학원을 거쳐 고든 코웰 신학교에서 설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7년간 영어 목회 사역을 맡아 이끌었다.
이번에 출간된 변 교수의 책은 ‘할아버지가 말해주는 인생 이야기’(영문 제목: This is My Story. Love, Grandpa)이다. 한국어와 영어로 발간되었다.
총 5권의 ‘인생 이야기’ 시리즈 중 하나로 인생의 여정과 삶의 교훈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책이다. 독자들이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 저널(guided journal)’ 형식이며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인 이민자 가족의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게 된다.
변 목사가 이 저널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추수감사절에 있었던 가족 모임에서 비롯됐다.
“연세가 많은 친척과 대화를 나누던 중 떠올랐습니다. 그분이 한국에서 미국까지 오며 많은 도전과 모험을 겪은 놀라운 인생을 살았지만 그분의 딸조차도 많은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 저는 우리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저널은 독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남기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한인 이민자 가족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민의 여정은 수많은 도전과 고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첫 세대와 후손들 간의 언어나 소통의 장벽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지 않고 사라지기도 하죠.”
변 교수는 이러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보존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선대의 희생과 헌신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의 두 할아버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 저널을 내놓았다.
“친할아버지는 기도의 사람이셨습니다. 매일 저와 자녀, 손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하셨습니다. 목회자가 되기를 바랐지만 전쟁으로 신학교를 마치지 못하셨고, 이후 자녀 가운데 목회자가 나오기를 위해 평생 기도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이를 말하지 않으시다가 손자인 제가 목회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매우 기뻐하시며 처음으로 그 기도 내용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한편, 외할아버지는 ‘말씀의 사람’이셨습니다. 매일 성경말씀을 묵상하며 성경 전체를 손으로 필사하셨습니다. 이런 영적인 유산을 받은 것은 저에게 큰 축복입니다.”
변 교수는 또한 이민 1세대 한인 할아버지를 “용기와 희생의 상징”으로 묘사했다.
“언어도 문화도 모르는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의 할아버지들은) 익숙한 세상을 떠나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을 통해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저널은 가족에게 전해주는 소중한 역사의 기록이자 선물이 된다. 질문과 답변 과정을 영상으로 동시에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변 교수는 ‘인생 이야기’ 저널 시리즈를 포함해 기도, 성경적 정의에 대한 책을 12권 이상 집필했다. 현재는 지금은 복음 통합(gospel-integration)에 관한 책과 마가복음 주석을 쓰고 있다.
사회를 투영한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2017년 한국의 성매매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세이브 마이 서울>을 제작해 아시아 태평양 LA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의 노예>라는 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에디 변 교수의 저널 시리즈 및 저서는 그의 웹사이트(www.eddiebyun.com)와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다.
–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