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를 찾아온 최장기 히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이 시카고를 찾았다. 현재 35개 도시를 순회 중인 북미 투어 공연은 내년 2월 1일까지 시카고 캐딜락 팰러스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원작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 발표한 소설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실제로 떠돌던 지하 호수, 샹들리에 추락 사건, 미스터리한 인물에 관한 괴담이 모티프가 됐다.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이를 뮤지컬로 발전시켜 1986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하고 1988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후 35년간 전 세계에서 최장기 누적 공연을 이어오며 50개국 이상에서 1억 6천만 명이 관람했다. 뒤를 잇는 장기 공연 순위에서는 ’레 미제라블‘과 3위’라이온 킹‘이다.
동명의 영화, 오페라, 발레, TV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도 각색되었으며 뮤지컬은 고딕 호러의 어두움과 비극적 로맨스를 결합한 독특한 정서가 특징이다.
오페라풍 아리아와 록 발라드, 클래식 뮤지컬 넘버가 혼합된 크로스오버 음악 스타일이며, 팬텀이 크리스틴에게 속삭이는 솔로 발라드 The Music of the Night, 크리스틴과 라울의 듀엣곡 All I Ask of You, 크리스틴의 첫 솔로 아리아 Think of Me 가 특히 유명하다.

상징적 무대 장치, 샹들리에
샹들리에는 뮤지컬에서 매우 상징적인 요소다. 조반 셕 프로덕션 스테이지 매니저는 “샹들리에는 이 뮤지컬의 스타 중 하나다. 독자적인 오페라 디바이며, 아마 가장 상징적인 무대 장치일 것이다. 무게는 1톤 이상이며, 천장 구조물에 설치하는 데 하루 반 정도가 걸린다. 조명, 연기, 음향과 함께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팬텀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 관리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샹들리에를 관객 위로 떨어뜨리는 순간이다. 특수 강철 데크와 안전 구조물을 설치해 공포스러우면서도 안전하게 연출된다.

토니상 수상 의상, 천벌 이상 동원
이번 북미 투어에서 사용되는 의상은 단순한 무대 복장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캐릭터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토니상 수상 제작 디자이너 마리아 브조르손이 디자인한 의상은 총 1,000여 벌이 넘는다. 모두 손으로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셕 매니저는 “브로케이드, 레이스, 수놓은 비즈 장식 등 세부 사항 하나하나가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으며 착용자의 움직임과 무대를 고려해 설계되었다”고 뉴스매거진에 밝혔다.
특히 오페라 가수 케롤레타의 의상은 무게만 40파운드에 달하며 공연 중 무대 뒤에서 단 30초 안에 갈아입어야 하는 까다로운 구조다. 이는 의상 팀과 무대 스태프의 완벽한 협업 없이는 불가능한 수준으로, 속옷과 코르셋까지 착용해야 한다.
브조르손의 의상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배우의 몸짓과 극적 움직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팬텀의 망토 역시 손으로 장식된 비즈로 제작되며 총 4벌이 사용된다.

‘진정성’ 팬텀 역, 아이사야 베일리
북미 투어에서 팬텀 역을 맡은 아이사야 베일리(Isaiah Bailey)는 이 역할의 깊이와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팬텀을 연기한다는 것은 단순히 악당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팬텀은 겉으로는 공포와 집착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사랑과 고독, 인간적 결핍을 드러내는 복합적 존재라는 것이다.
베일리는 이어 “이 역할은 매우 복잡하다. 많은 사람들이 팬텀을 단순히 악당으로 본다. 하지만 팬텀에게는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으며 어떤 관점에서는 정신적 상담이 필요할 정도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이며, 우리 모두가 마주하는 것처럼 옳은 일과 그른 일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팬텀의 고통과 버림받음, 사랑받지 못한 경험이 반드시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도록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관객이 이러한 인간적 갈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베일리는 연기 과정에서 ‘진정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는 팬텀이 겪은 것과 유사한 경험들을 제 삶에서 걸어왔다. 그 경험에서 느낀 감정과 공감을 연기에 담아 무대 위에서 단순히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존재하는 사람으로 관객이 체감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텀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관객이 그를 단순한 악역이 아닌 복합적이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비극적 영웅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베일리는 이 역할을 통해, 팬텀이 겪는 내적 갈등과 선택, 인간적인 고통을 관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표현한다. 그의 말처럼 팬텀을 단순히 공포와 집착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심리적 깊이와 감정적 폭까지 드러내는 것이 이번 투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화려한 무대와 볼거리, 매력적인 음악, 깊은 감정과 심리가 묘사된 최장기 히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2026년 2월 1일까지 시카고의 캐딜락 팰러스 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BroadwayInChicago.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