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리포트] ICE, 시카고 단속 강화: 현황, 단속유형, 대처법

시카고 지역에서 미 연방 이민단속국(ICE)의 활동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지역사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시행 중인 대규모 작전 ‘미드웨이 블리츠’는 단속 대상과 강도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지난 9월 초부터 시카고 일대를 중심으로 이민 단속 작전을 본격화했다. 국경수비대장 그렉 보비노는 이 단속 작전으로 1,5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이민단속관이 100여 대 차량을 이용해 시카고 및 인근 서버브 도시에서 광범위한 체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시카고 북부, 나일스, 글렌뷰, 샴버그, 팔레타인, 윌링, 노스브룩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인 마트와 한인 사업체에도 ICE 요원들이 나타났다는 제보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나일스의 골프밀 쇼핑 지역 인근에선 하루 수 차례 단속반이 목격되고 있다.

한인 7명 중 1명이 서류미비자라는 비공식 통계도 있지만, 아직 시카고 한인 체포에 대한 소식을 본 매체는 듣지 못했다.

연방 당국은 이번 작전이 ‘범죄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신분 기록이 불분명하거나 범죄 이력이 없는 이민자들이 체포되는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복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체포된 이민자의 약 40%가 범죄 경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시민권자가 단속에서 서류 미비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래 사진은 시민 제보를 기반으로 ICE의 동시다발적 단속 및 이동 상황을 보여주는 스마트폰 앱 ‘레드 닷(Red Dot)’의 10월 초 캡처 화면이다. 시카고와 서버브 전역에서 이민 단속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레드 닷’에 나타난 단속 현황 (10월 2일 캡춰)

시카고 지역의 주요 단속 유형

최근 보고되거나 보도된 ICE 단속은 작전의 성격, 장소, 대상에 따라 여러 형태로 구분된다.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주거지 급습형
가장 전통적인 단속 방식으로 새벽 시간대에 가정에 진입해 체포가 이뤄진다. 법원의 사전 영장 없이 ‘행정영장(administrative warrant)’만 제시하는 경우도 적잖다. 주요 대상은 불법 체류자, 추방 명령 미이행자, 범죄 전력자 등이다.

2. 학교 및 등교 경로 감시형
학생과 학부모의 이동 동선을 따라 잠복하거나 학교 인근 도로에서 감시가 이루어진다. 학교 내부 진입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등교 시간대 주변에 ICE 차량이 대기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3. 사업체 단속형
건설현장, 물류창고, 청소업체, 식당 등 고용주 및 직원을 단속한다. 사업장을 급습해 고용 서류(I-9 양식) 검사를 실시하며 허위 고용이나 불법 체류 근로자를 적발한다.

4. 공공장소·공원·마트 주차장 잠복형
마트 주차장, 공원, 버스 정류장, 커뮤니티센터 등에서 신분 확인 및 체포가 이루어진다. 사복 ICE 요원이 접근해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차량 검문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 시카고의 홈 디포, 월마트, 월그린, 주월 오스코 등 대형 매장 주차장에서 단속 목격 사례가 급증했다.

5. 공장·산업단지 작전형
대규모 제조업·물류단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조직적 단속이다. ICE, 국토안보수사국(HSI), FBI 등이 합동으로 드론,헬기, 기동 차량을 동원한다. 한국의 LG 공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카고 인근 엘우드, 볼링브룩 등지에서도 수색작전이 실시된 바 있다.

6. 디지털·정보 기반 단속형
데이터 분석과 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인터넷 활동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체류자, 범법자를 추적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위치정보, 고용기록, 차량 번호판 인식기를 사용해 정보를 수집한다. 정차 또는 주행 중인 차의 번호판을 인식해 단속을 단행하기도 하며, 스마트폰으로 얼굴 사진을 촬영해 데이터베이스의 매칭을 찾기도 한다.

7. 대규모 집중작전형
특정 도시를 대상으로 수백 명 단위의 체포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형 작전이다. 현재 LA, 시카고 등 도시가 이에 해당한다. 대규모 ICE 및 집행요원들을 투입하고 헬리콥터·드론·기동대 투입한다. 야간 급습도 단행한다. 시카고를 대상으로 한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이 대표적 사례다

한 여성이 체포되며 가족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민단속의 직권남용” 비판

미국 이민단속반 ICE가 구금 및 단속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많은 영상들이 ICE의 불법적 단속을 보여준다”며 “이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규정하고 “연방 기관이 주 정부 또는 지역 법 집행 기관의 통제나 협의 없이 작전을 벌인다”고 비판했다.

실제 대부분의 단속이 문제 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폭력적인 피체포인을 대상으로 한 과잉 단속 및 직권 남용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시민들이 촬영한 수많은 영상에는 과도한 물리력 사용, 총기 위협, 무단 체포 등 인권 침해 정황이 매우 많이 포착됐다.

언어적 폭언과 인종 차별적 언행, 어린이를 결박하거나 고령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민권자 오착 체포와 신분 확인 없이 주거지에 진입하는 행위도 적법 절차 위반으로 논란이 크다.

범죄 기록이 없거나 단순한 이민신분 문제만 있는 이들을 장기간 구금하는 관행도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방의원들은 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며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구금 기간 제한, 민감지역 단속 금지, 의료 접근 보장 등 제도적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당인 민주당 중심의 이 같은 활동은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프리츠커 주지사는 “모든 것이 돌려질 날이 올 것이다”며 “향후 권력 관계가 바뀔 수 있고 ICE 요원들은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지역사회 불안·경제적 파장 우려

단속 강화로 인해 이민자 커뮤니티의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ICE 단속의 목격담이 급증하면서 시카고 대부분 지역에서 거리의 행인이 급격히 감소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등교 거부 움직임이 나타났으며 외식업계, 건설업계 등 이민 노동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인력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면 신고 회피, 공공서비스 이용 감소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당신의 권리를 알라(Know Your Rights)’ 캠페인을 강화하고 신속 대응(Rapid Response 팀) 단속 감시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ICE의 신분 조사에서 대응 방법

단속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시민권자, 합법 거주자, 서류미비자 모두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나우의 이진수 변호사를 인터뷰했다.

 ▶ 단속에서 어떻게 신분을 증명할 수 있나?
ICE 단속 상황에서는 본인의 신분을 법적으로 인정된 신분 증명서류로 명확히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통적으로 소지 권장 서류는 다음과 같다. 외국 국적자는 여권, I-94, 신분유지 서류(I-20, DS-2019, I-797, EAD, Green Card 등), 시민권자는 여권 또는 시민권 증명 서류. 실물 원본이 가장 확실하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증된 사본을 휴대하는 경우도 있다. 단, ICE는 원본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 참고로, 운전면허증이나 주정부 신분증은 이민 신분을 증명하지 못한다.

▶ 체포/구금 시 대처법은?
ICE 단속 시에는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 (영주권자 포함)은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에 의해서 영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선 가장 가까운 관할 영사관에 연락을 하시는 것이 최우선으로 중요하다.

▶ 체포/구금 시 법적인 권리는?

1. 침묵권 행사
ICE의 질문에 반드시 대답할 의무는 없다. “I am exercising my right to remain silent” (저는 제 침묵권을 행사합니다) 라고 말하면 된다.

2. 영장 없는 수색·체포 거부권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ICE가 문을 두드리면 문을 열 필요가 없다. 반드시 연방법원(immigration court가 아님)에서 발부한 서명 있는 ‘수색영장’이 있어야만 집 안에 들어올 수 있다. 반면 ‘행정 영장’은 효력이 문 안으로 들어오는 권한은 주지 못한다.

3. 변호인 조력 권리 행사
이민법 절차에서 변호인 선임권이 있다. 하지만 형사사건과 달리 연방 정부가 변호사를 무료로 제공하지는 않으므로 본인 부담으로 변호사를 구해야 한다. 이 경우, “I want to speak to my lawyer” (저는 제 변호사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라고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4. 서류 서명 거부 권리
ICE가 제시하는 문서(자진출국 동의서 등)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할 필요가 없다. 어떠한 서류라도 서명 전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

▶ 때로는 조력을 받는 게 어렵다는데?
최근 있었던 조지아주 ICE 단속을 포함한 많은 언론 기사에서 문제를 지적했듯이 ICE 구금장소의 열악한 시설 환경,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 의료 서비스 미비, 인권 침해, 그리고 구금 장소로의 장거리 이송 과정의 인권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구금자에게 위에서 언급한 권리 행사 및 적법절차 행사를 침해하는 과도한 전화 및 면담 제한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정리=뉴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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