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류 전도사’ 샘 리처드 교수, 세종문화회 기금 모금 오찬에서 기조연설 한다

‘한류 전도사’로도 널리 알려진 에미상 수상 사회학자인 샘 리처드 펜실베이아 주립대 교수가 오는 9월 6일 세종문화회의 기금 모금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샘 리처드 교수는 인종과 문화, 사회 정의를 주제로 한 강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사회학 119 인종, 민족, 그리고 문화(Race, Ethnicity and Culture’)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질문과 토론, 다이나믹한 참여를 유도하며 인종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교육 방식으로 유명하다.

이 강의는 인종, 성별, 문화 등을 주제로 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사회학 수업 중 하나로 매 학기 약 800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하며 활발한 질문과 자유로운 의견 제시가 이뤄진다.

샘 리처드 교수는 한류와 K-콘텐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사회학적 시각에서 조명하며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서의 한류를 강의와 연구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는 또 건국대학교의 문과대학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리처드 교수는 세종문화회 기금모금 오찬에서 ‘한류와 한국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창립 22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세종문화회의 기금모금 오찬은 9월 6일 시카고 교외 스코키 소재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다.

행사 예약 및 티켓 구입: 9월 1일까지 Eventbrite (bit.ly/45qesKf)
자세한 내용은: www.sejongculturalsociety.org/benefit
문의: SejongCulturalSociety.benefit@gmail.com

다음은 뉴스매거진과 샘 리처드 교수의 화상 인터뷰 내용이다.

박원정 PD: 반갑습니다. 오는 세종문화회 기금모금 오찬에서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것인가요?

샘 리처드 교수 – 저는 한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수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꽤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부터 오늘날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일들에 대해서요. 그러니까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박원정 PD – 세종문화회가 미국 교실에서 한국의 시조를 영어로 쓰는 활동을 장려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주제를 담은 음악 경연대회와 한국 책을 활용한 작문 경연대회도 주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화 교차적인 창작활동이 미국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샘 리처드 교수 – 요즘 미국인들은 점점 더 한국을 현대 대중문화 활동을 통해서만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팝, K-드라마, K-영화, K-뷰티 등 모든 ‘K’들 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한국을 전통 문화와는 잘 연결 짓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을 공부하기 시작하면 전통 문화도 알게 되지만 오늘날 미국이나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는 세종문화회가 하는 일이 한국 문화에 매우 귀중한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단체가 하고 있는 일은 사람들을 오래된 한국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한국 문화가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유튜브 같은 데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한국 문화의 다양한 면모를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박원정 PD – 다른 문화를 배우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이익이 될 수 있을까요?

샘 리처드 교수 –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우리 자신을 이해하게 됩니다. 저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물고기는 물을 이해하는 마지막 종이다.” 물고기는 그냥 물속에서 살 뿐이죠. 물을 인식하거나 그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인간도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는 그런 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 문화를 가장 마지막에야 비로소 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체로 다른 문화를 경험함으로써 자기 문화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여행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화를 공부하고, 또 우리 문화에 찾아온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삶을 돌아보면, 저는 미국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들, 다른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워 왔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제게 오히려 제 문화를 설명해주곤 했죠.

샘 리처드 교수의 사회학 119 강의

박원정 PD – 교수님의 강의는 다이나믹하고 상호작용적인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이런 방식에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이며 이것이 학생들의 세계관 형성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샘 리처드 교수 – 제가 가르치기 시작한 지 41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학생들의 참여를 항상 매우 소중하게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사람들 앞에 서서 매일 강의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학생들 자신이 다른 학생들이 하는 말을 더 흥미롭게 듣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사람이 말하면 즉시 다른 학생이 손을 들고 그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그래서 저는 학생들의 말을 더 많이 듣는다면 수업에 대한 제 열정을 훨씬 더 깊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전 세계에서 온 8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는 큰 수업을 맡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이든지 그 방 안에 그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정말 흥미로운 교육 실험이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깨달은 건, 학생들에게 질문만 던지면 그들이 세상에 대해 정말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교실은 매일 역동적인 공간이 될 수 있었고, 그렇게 지금의 방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박원정 PD – 유튜브에서도 큰 인기인 그 수업 이름이 무엇인가요?

샘 리처드 교수 – 수업 이름은 ‘인종, 민족, 문화’입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SOC(사회학) 119’라는 과목 번호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온라인에서도 ‘SOC 119’라고 많이 불립니다. 이 수업은 미국 내 이슈와 전 세계 이슈가 반반씩 다뤄지는 수업이라 어느 시점에서든 미국이나 세계 어디서든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박원정 PD – 한국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시간이 지나도 계속 흥미를 갖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샘 리처드 교수 – 1984년에 처음 한국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저는 신진 라틴아메리카 언론인으로서 라틴아메리카의 군사 정부들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 대학원생 몇 명을 만났는데 그들이 한국의 군사 정부와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학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제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연구하던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한국 문화, 한국 음식 등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그 문화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라틴아메리카를 공부하고 거기서 살 계획이었고 스페인어를 했으며 지금도 스페인어를 구사합니다. 그게 제 주된 관심 분야였죠.

한국을 공부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한국을 소개받은 이후로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항상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전 세계와 그 문화, 국가들을 연구하는 글로벌리스트인데 한국에 대해선 특별히 더 주목해 왔습니다.

한국에 관한 어떤 것을 보면 읽고, 짧은 영상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이 매우 가난한 나라에서 꽤 부유한 나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2000년대 초반쯤 다시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의 발전상을 제 수업에 직접 가져오곤 했는데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처럼 변화된 모습들을 보는 것이요.

그때부터 저는 기술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 사회생활에 기술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려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처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매우 가난한 나라로만 알았던 사람이 보면 한국이 글로벌 초강대국이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점점 더 한국에 매료되었지만, 제 수업에서는 전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한국은 수많은 나라와 문화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저에게 다가와 “우리나라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 주세요”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평생 연구해 온 세계 여러 문화의 관점에서 한국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한국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여행하는 데 매우 흥미로운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박원정 PD – 오늘날 한국의 잠재력을 어떻게 보십니까?

샘 리처드 교수 – 한국에 대해 중요한 점이 많은데요, 한국은 내부적으로 심각한 문제들도 있습니다. 주택 문제, 불평등 같은 것들이 앞으로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한국 정부와 기업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악순환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교육을 중요시할 뿐 아니라 매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고, 세계 대부분 지역과는 달리 사람들이 문화와 사회 여러 분야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그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제가 지하철을 타면 80대, 90대 노인분들이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스크롤하며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데, 이런 모습은 많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렵죠. 그래서 잠재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결합되어야 하겠죠.

뉴스매거진과 화상 인터뷰 중인 리처드 교수

박원정 PD – K-Pop을 처음 접한 때와, K-Pop이 어떻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수님께서 전에 BTS의 인기를 예측해서 화제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샘 리처드 교수 – 저는 사실 민족음악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12살 때 드럼을 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음악에 항상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여러 나라 라디오 방송을 듣곤 했고 지난 20년간은 인터넷으로 수단, 소말리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라디오를 켜고 하루 종일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항상 컸고, K-Pop은 약 20년 전부터 따라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그룹은 슈퍼주니어 같은 그룹이었는데, ‘이게 뭐지? 누굴까? 무엇을 하는 걸까?’ 하며 궁금해했죠. K-Pop이 하나의 큰 세력으로 떠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밴드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많은 K-Pop 그룹들이 있었지만 1960년대 비틀즈처럼 전 세계를 휩쓸 ‘그 하나’는 없었어요. 그때 저는 BTS가 그 그룹이 될 거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그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 15년간 K-Pop을 주의 깊게 들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원정 PD – K-Pop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원인이 뭐라고 보시나요?

샘 리처드 교수 – 그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요. 한국 사람들이 인터넷과 다양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죠.

그래서 K-Pop, K-드라마, K-문화 전반이 여러 접점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여러 방식으로 접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또한 당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문화 콘텐츠와는 다른 면도 있었고요. 그리고 한국 문화는 독특하며 정말 높은 수준의 매력적인 스토리를 제공합니다. 한국 콘텐츠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부분이 적고 한국인은 존중과 책임감을 중요시합니다. 할리우드에서 보이는 폭력과 선정성이 많지 않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유명한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은 매우 폭력적이지만 다른 K-드라마들은 할리우드 작품만큼 노골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아이들과 손주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도 불편하거나 난처한 순간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원정 PD – 교수님의 ‘공감’에 대한 TED 강연도 매우 잘 알려져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사회 모두 정치적으로 매우 양극화된 상황에서 ‘공감’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세요.

샘 리처드: 제게 공감은 이해와 거의 동의어입니다. 정말 높은 수준의 이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제가 마음속으로 상상해 보는데, 시카고 거리의 노숙자를 생각해 봅시다. ‘시카고 거리의 노숙자는 누구일까?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라고 말이죠.

저는 그 사람들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이 어떻게 그런 처지가 되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해 보자’고 하죠.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로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려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공감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저는 학생들에게도 이런 태도를 가지라고 항상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신념 체계에 도전할 뿐 아니라 이해의 장벽을 허물어 주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게 ‘그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거나 ‘그 사람에게 동정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말해요. 공감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고, 동정을 느끼든 느끼지 않든 그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공감을 사용합니다.

박원정 PD – 감명적입니다. 지금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여기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종문화회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샘 리처드 – 저는 시카고에 가서 세종문화회 분들을 만나고 여러분이 하는 일을 더 배우는 것을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이 단체의 여러 활동들을 계속 지켜봐 왔는데요,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아주 기대됩니다.

(인터뷰 녹취: 세종문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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