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건물에 한국작가 강이연 작품, 꽃 피우다

[앵커 멘트]

한국 작가 강이연의 작품이 미국 시카고의 아이콘적인 거대 건물에 투사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건축의 도시에 찬란하게 펼쳐진 미디어 아트, 그 현장과 강 작가의 이야기를 뉴스매거진이 담았습니다.

[리포트]

  • 시카고 도심의 거대한 건물에 나뭇잎이 뒤덮이더니 이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납니다.
  • 추상적 형체의 그래픽이 활기차게 전개됩니다.
  • 그리고 물 속에서 펼쳐지는 사람의 움직임

건축의 도시 시카고 다운타운 중심가에 펼쳐진 한국 작가 강이연의 작품이 시카고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1930년 건립 당시 세계 최대 단일 건물이었으며 오늘날엔 미국의 상업용 건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구 머천다이즈 마트, 현재 더 마트의 외벽에 투사된 미디어 예술; 제목은 Only in the Dark ‘어둠 속에서만’입니다.

디지털 애니매이션, 인공지능 구현 이미지, 실사 영상, 음향 등이 어우러져 미식 축구장 두 개 너비의 2.5에이커 공간에 공공예술로 펼쳐졌습니다.

강이연 작가의 작품은 올해로 5주년을 맞은 시카고의 거대 공공예술 플랫폼인 ‘아트 언더 마트’의 위촉 작품으로 14일 첫선을 보였습니다.

아트 언더 마트는 시카고 문화청과 협력해 랜드마크 건물의 파사드에 다양한 미디어 예술작품을 투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이연 작가는 세계 ‘프로젝션 매핑’계에서 주목 받는 예술가입니다. 몰입형 설치 예술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신시아 노블 아트온더마트 디렉터는 “강이연은 기술적인 전문성과 다양한 관람객을 주목하게 만드는 아이디어적 능력을 겸비한 훌륭한 작가이다. 또한 시카고에 한인의 존재감을 표출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이연 작가, 개막식에서

개막 당일 강이연 작가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강이연 – 너무 특별한 경험이고요, 한국이나 다른 해외 도시에서 외벽에 큰 프로젝션 매핑을 몇 차례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유서 깊고 역사성이 높은 건물에서 작업하게 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시카고라는 굉장히 문화적인 헤리테지가 높은 도시에서 하게 되어서 더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트 언더 마트에 투사된 예술의 형식은 ‘프로젝션 맵핑’이라고 합니다.

더 마트는 34개의 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한 1백만 루멘의 밝기로 강 작가의 작품을 건물 외벽에 맵핑했습니다.

[강이연 – ‘프로젝션 맵핑’이라는 것은 역사가 아주 오래되진 않았지만 이제 새롭게 등장한 기술들과 함께 영상물을 입체적인 3차원적인 공간에 덧입힐 수 있는 매체예요. 그래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거대한 건물 전체를 다 감쌀 수도 있고, 실내 방전체를 다 감쌀 수도 있고, 관람자가 고정되어 있어서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3차원적인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영상을 실제로 거닐고 움직이면서 좀더 몰입적으로 감상을 할 수 있는 매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강 작가는 코로나, 환경문제, 인공지능 등 인류가 직면한 사회적 담론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밝혔습니다.

[강이연 – 이렇게 밤에만 볼 수 있는 아트워크 게다가 모든 대중들이 볼 수 있는 이런 아트워크에서 우리가 이러한 좀 어둠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함께 어떤 것들을 고민해볼 수 있을까’라는 메세지를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건물의 위치나 규모나 이런 것들이 저한테 굉장히 큰 영감을 줬습니다]

강이연 작가, 뉴스매거진 인터뷰에서

아트 언더 마트와 같은 강작가의 도심의 공공아트 작품은 폭넓은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강이연 – 저는 원래 회화를 전공을 했어요. 너무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던 사람인데 언젠가부터 그 2차원의 평면에서만 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좀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영상이라는 매체를 쓰게 되고 거기에 설치가 합해져서 공간까지 쓰게 되니까 2차원 평면을 벗어나서 시공간으로 확장되는 굉장한 장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매료되어서 이렇게 지금은 디지털 매체와 프로젝션 맵핑을 많이 다루게 되었고요. 그럼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굉장히 다양해지거든요. 물론 전통적인 갤러리 뮤지엄에서 전시를 할 때도 있지만 지금 아트 온더 마트처럼 아트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제 작업을 볼 수 있고, 예술이 하는 어떤 역할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볼 수 있고, 굉장히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매체를 탐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이연 작가의 작품 ‘Only in the Dark’는 11월 15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과 7시 55분 두 차례, 더 마트의 남쪽 외벽 앞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가을 날씨와 어우러지는 도심의 초대형 미디어 아트는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전망입니다.
(자세한 정보: ArtontheMart.com | 강이연 작가: yiyunkang.com)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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