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마리아 칼라스, 홀로그램으로 돌아오다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첫 미국데뷔(1954)를 장식했던 시카고의 시빅 오페라 하우스에 다시 섰다. 이른바 신성’(La Divina)의 시공을 초월한 무대였다.

1977년 타계한 그가 어떻게 무대에서 다시 노래할 수 있었을까?

바로 21세기의 홀로그램 기술이 칼라스의 독창회를 가능케 했다. 디지털 리매스터링으로 다듬어진 칼라스의 생전 목소리에 리릭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실시간 반주를 얹어 음악을 만들었고, 거기에 고도로 훈련된 대역의 녹화된 홀로그램이 어우러져 마치 진짜 같은 무대를 창출했다. 시공을 초월한 무대가 놀랍다.

지난 7일 시카고 리릭 오페라를 찾은 칼라스 인 콘서트투어. 아이리쉬계 여성 지휘자 아이미어 누네가 지휘를 하고 시카고 리릭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했다. 홀로그램의 칼라스는 85분간 8곡의 노래를 불렀다.

<Photo: Won J. Park>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 까치의 서곡으로 막을 올리고 칼라스는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아리에타 꿈 속에 살고 싶어라를 첫 곡으로 장식했다. 베르디의 맥베스 서둘러 오세요’, ‘비제의 카르멘의 사랑은 길들지 않은 새피하기 위해 헛된을 불렀다

베르디의 아직도 여기 핏자국이’, 토마스의 헴릿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가 이어지더니 삶의 마지막을 노래하는 폰치엘리 라 지오콘다의 독백 자살을 끝으로 칼라스는 홀연히 사라지며 막은 급히 내려졌다. 음악회의 프로그램 구성은 굴곡 많은 인생과 화려했던 전성기, 급작스럽고 암울하게 마무리한 그의 삶의 끝자락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한 방이 없었던 마지막 무대가 아쉬움으로 남긴 하나 어쩌면 그것이 기획된 바일지도 모른다.

 
<Base Hologram Youtube Video>

칼라스의 홀로그램은 초고화질 레이저 빔으로 특수 물체의 표면에 반사시킨 빛을 통해 360도에서 볼 수 있는 3D 입체 영상으로 구현됐다. LA기반의 베이스 홀로그램(Base Hologram)이 제작한 영상. 프로젝터 전문회사 엡슨(Epson)이 본 공연을 위한 레이저 빔 프로젝터를 특별히 제작해 공연을 후원했다총감독은 줄리아드 음대 오페라의 스테픈 와드워스로 대역의 트레이닝부터 전반적인 연출을 총지휘했다.

지휘자는 어떻게 녹음된 목소리와 오케스트라 실시간 연주를 맞출 수 있었을까? 생전 가수의 목소리가 재생될 때 지휘자 앞에 놓인 모니터에 박자가 표시되어 템포를 맞추도록 되어 있다. 물론 지휘자는 칼라스의 노래를 수없이 많이 들어서 눈감고도 지휘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Euro News Youtube Video>

최근 이미 타계한 명연주자들의 무대를 홀로그램으로 제작해 세계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지만, 팬의 입장에선 더 이상 실제로 볼 수 없는 가수의 무대를 이렇게라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기회임에 틀림없다. 베이스 홀로그램사는 다음 프로젝트로 휘트니 휴스턴 홀로그램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시공을 초월해 세계 곳곳을 찾아가는 마리아 칼라스, ‘신성그의 목소리는 21세기에 새로운 감동을 남기고 있다.

<박원정 PD>

<Photo: Won J.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