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표절 논란' A교회, 담임목사 사임 찬성에 과반의 표

담임목사의 설교 표절 논란으로 내홍을 앓던 시카고 서부 서버브 소재 A 교회의 오늘(6일) 공동의회에서 B 담임목사의 사임을 찬성하는데 더 많은 뜻이 모였다.

지난 수개월간 B 목사의 표절 여부 및 신임에 대한 이슈를 두고 교인들 사이에서 옹호와 반대의 갈등이 지속됐다.

이에 미국 장로교 중서부 한미노회는 헌법규례에 따라 지난 3월 노회와 당회에 사임서를 제출한 B 목사의 ‘목회관계 해소를 위한 공동의회’를 오늘 주재했다. 노회 측을 대표해 임봉규 노회장과 김삼영 총무가 참석했다.

김삼영 노회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18세 이상 전교인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 184, 반대 147, 무효 2표로 B 목사의 사임을 찬성하는데 과반의 뜻이 모였다.

앞으로 공동의회 투표결과가 노회에 공식 보고되며 노회는 인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 측 한 관계자는 “교인들의 뜻을 물은 오늘 투표 결과가 사실상 노회 측 결정이 될 것”이라고 뉴스매거진에 전했다.

이에 따라 목회관계 해소 절차를 거친 B 목사의 사임은 머잖아 공식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공동의회 표결결과가 나타내듯 B 목사의 사임을 반대하는 교인도 147명(44%)에 달하는 적지 않은 수이다.

공동의회 표결로 결코 모든 것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다음 단계가 더 큰 고비가 될 수도 있다. 공동의회 후 갈등과 반목이 지속돼 교회가 분열되는 사례는 수십 년 간 미주 한인 교계에서 적잖게 있었다.

김광수 기도의 집 담임목사는 오늘 공동의회 전 예배의 설교에서 “화합을 생각하며 법을 집행하라”고 당부했다.

또 예배 기도에서 김수한 장로는 “용서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랑할 수 있는 믿음을 달라”고 간구했다.

성경의 에베소서 4장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비유하며 성도가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운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세기 넘는 신앙의 전통과 사역으로 귀감이 되었던 A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 이 내홍을 어떻게 봉합하고 치유하며 나아갈 것인지 시카고 한인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박원정 PD>
제보: wonpark@newsmzn.com

(사진: 공동의회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교인들, 박원정 촬영)
기사출고: 2021년 6월 6일